벌써 커널 아카데미 취업 리부트캠프의 9주차가 끝났습니다. 12주 일정 중 4분의 3 지점을 통과하는 시점인데요, 이번 주는 정말 한 자리에 앉아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구축에만 매달렸던 한 주였습니다.
1. 100개에 가까운 테이블, ERD가 끝이 없다
가장 먼저 손에 잡힌 일은 지난주부터 끌고 온 ERD 설계의 마무리였습니다. 그런데 마무리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막상 한 줄씩 채워 나가다 보니 테이블 개수가 결국 100개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처음엔 "은행이라고 해봐야 계좌·거래·이체·대출 정도면 되지 않을까" 정도로 가볍게 봤는데, 막상 풀어보니 한참 모자란 생각이었습니다.
회원·계좌·상품(예적금/대출)·거래 이력·이체·잔액 스냅샷·이자 계산·대출 심사·연체 관리·FDS(이상거래 탐지)·약관·정책·고객센터·관리자 콘솔·감사 로그·외부망 연동·챗봇 지식베이스·RAG 인덱스까지. AI 프로젝트라는 큰 우산 아래 은행 도메인의 깊이를 처음 체감한 순간이었습니다.
2. 핵심 4가지에 집중하다 — 이체·타행이체·대출 자동심사·챗봇
테이블이 100개에 달하다 보니, 모든 기능을 똑같이 깊게 파는 건 일정상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부터는 취업 리부트캠프 후반전 전략을 분명히 세웠는데요, 다음 네 가지 영역에 화력을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 이체: 잔액 차감과 거래 이력 기록의 정합성을 트랜잭션 단위로 보장
- 타행이체(Kafka 기반): 행간 메시지 큐로 비동기 처리, 실패 시 재시도와 보상 트랜잭션
- 대출 자동심사: ML 스코어 0.30~0.85 구간만 사람이 검토하는 하이브리드 의사결정
- 상담 챗봇(RAG): 약관·정책 문서를 기반으로 24시간 응답하는 3-tier RAG 구조

특히 카프카로 풀어낸 타행이체는 이번 주 가장 머리를 많이 쓴 영역입니다. AI 프로젝트 부트캠프에서 배운 메시지 큐 개념이 진짜 도메인에 들어왔을 때 얼마나 까다로워지는지를 실감했습니다. 대출 자동심사 쪽은 ML 스코어 구간에 따라 자동 승인/반려와 사람 검토를 분기하는 구조로 잡았고, 관리자 콘솔에서 검토 큐, AI 의사결정 이력, 연체 추적, 외부망 헬스, AI 관측(Phoenix)까지 한 화면에서 다룰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3. OCI 무료 티어, 5분마다 시도해도 누군가 먼저 채간다
이번 주 또 하나의 큰 고민은 인프라였습니다.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평소에도 쓰던 오라클 클라우드(OCI) 무료 티어에 서버를 올리려 했는데, 솔직히 말하면 아직 인스턴스 하나도 띄우지 못한 상태입니다.
원인은 OCI 무료 티어 사용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만난다는 ARM 인스턴스 가용성 이슈입니다. VM.Standard.A1.Flex 형상은 무료 티어 한도가 넉넉해서 욕심 나는 선택지인데, 막상 생성 요청을 넣으면 "Out of host capacity" 에러가 끊임없이 돌아옵니다. 리전을 바꿔보고, 가용 영역을 돌려보고, 시간대를 달리해서 시도해 봐도 아직 한 번도 잡지 못했습니다.
결국 답답해서 5분에 한 번씩 자동으로 인스턴스 생성을 시도하는 스크립트까지 작성해서 돌리고 있습니다. OCI CLI로 생성 명령을 던지고, 실패 응답이 오면 5분 뒤 다시 시도하는 단순한 루프인데요 — 그런데 이게, 가끔 "성공할 뻔한" 타이밍이 보이다가도 결국 누군가가 먼저 채가는 일이 반복됩니다. 24시간 돌아가는 스크립트의 로그 화면을 보고 있으면, 마치 한정판 티켓팅에서 매번 마지막 한 자리를 놓치는 기분이 들 정도로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지금 상황은 이렇습니다. 인스턴스를 못 띄웠으니 그다음 단계 — 네트워크 보안 규칙, 도메인 연결, 백엔드·프론트엔드·Kafka·Vector DB를 한 서버에 어떻게 욱여넣을지 — 같은 문제들은 아직 만나보지도 못한 상태입니다. 사실 그 뒤가 진짜 본 게임일 텐데, 출발선조차 못 끊은 셈이죠.
지금 고민하는 옵션은 세 가지입니다. ① 스크립트 돌리면서 계속 ARM 가용성을 노릴지, ② AMD 형상으로 우회해서 일단 띄울지, ③ 아예 다른 무료 티어(GCP, AWS Free Tier)로 갈아탈지. 비용은 최소로 두고 싶은데 시간도 무한정 쓸 수는 없으니, 다음 주 초까지는 결정을 내려야 할 것 같습니다. 서버를 못 띄우면 시연 자체가 불가능하니까요.
4. 바이브 코딩의 환상과 현실 — 70% AI, 30% 개발자
이번 주 가장 솔직하게 정리하고 싶은 주제는 이번 AI 프로젝트를 통해 직접 부딪쳐 본 바이브 코딩의 실제 효용입니다. 100개의 테이블, 여러 도메인을 1인이 짧은 시간에 풀어내려면 AI 코딩 도구의 활용이 거의 필수입니다.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는 의도적으로 AI 사용 비중을 높게 가져가 봤는데요.
체감상 비율은 AI 70%, 개발자 개입 30% 정도였습니다. AI가 잘하는 부분은 명확합니다. 디자인 컴포넌트 초안 잡기, 보일러플레이트 코드 빠르게 깔기, 비슷한 패턴의 CRUD 양산, 정리되지 않은 요구사항을 일단 형태 잡아 출력하기 — 이런 작업은 정말 빠르고 만족스럽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30%는 개발자가 반드시 개입해야 한다는 사실도 분명해졌습니다. 가장 큰 약점은 사용자의 UI/UX 편의성입니다. AI는 "동작하는 코드"는 만들지만, "쓰기 편한 화면"은 만들지 못합니다. 버튼이 어느 위치에 있어야 자연스러운지, 어떤 정보가 한 화면에 함께 보여야 사용자가 헷갈리지 않는지, 에러 메시지를 어디에 어떻게 띄워야 하는지 — 이런 판단은 결국 사람이 일일이 들어가서 잡아야 했습니다.
게다가 AI는 종종 자기 멋대로 구조를 바꿔놓거나, 기존 컨벤션을 깨면서 새 패턴을 끼워 넣거나, 묻지도 않은 라이브러리를 가져다 쓰는 등 "통제되지 않는 구축"을 시도하기도 합니다. 결국 AI를 잘 쓰는 핵심은 빠르게 받되, 받은 결과를 빠르게 검증하고 다시 다듬는 사이클을 짧게 가져가는 능력이었습니다. 이번 AI 프로젝트 경험을 통해 "AI 시대의 개발자는 코드를 직접 치는 사람이 아니라, AI가 만든 코드를 책임지는 사람"이라는 말의 무게를 절감했습니다.
5. 마무리하며 — 다음 주는 디테일과 안정화로
9주차는 ERD 마무리, 4대 핵심 기능 구축, OCI 인스턴스 잡기 분투, AI 코딩의 현실 직시까지 — 정말 책상 앞에서 한 발자국도 못 떠난 한 주였습니다. 커널 아카데미 취업 리부트캠프의 12주 여정에서 가장 코드를 많이 친 한 주였을지도 모릅니다.
다음 주는 핵심 4가지 기능의 디테일을 다듬고, 미뤄둔 부수 기능들을 채워 넣고, 무엇보다 OCI 인스턴스부터 어떻게든 띄워서 배포 흐름을 마무리하는 데 집중할 예정입니다. 100개의 테이블, 사람과 AI가 협업하는 은행 콘솔, 카프카 기반 타행이체 — 이 모든 조각이 시연 가능한 하나의 AI 프로젝트 결과물로 묶이는 그림을 향해, 계속 달려가야겠습니다.
그럼 10주차 후기로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커널 아카데미 취업 리부트캠프 동기들도 다들 막판 스퍼트 중일 텐데, 끝까지 함께 완주합시다!
본 포스팅은 커널 아카데미 취업 리부트캠프를 수강하고 작성한 콘텐츠 입니다. https://kernel.fastcampus.co.kr/b2g_rebo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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